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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왜 그리운 걸까?

그다지 쉽지 않았던 그 시절들이 왜 이제서야 그토록 그리운 걸까?

건축학 개론, 응답하라 시리즈, 토토가...

우린 그 시절을 그리워 한다.

마치 그 땐 모든 게 좋았던 것처럼...희망이 가득찼고, 낭만이 있었던 것처럼...

우린 그 때도 힘들었다. 지금 힘든 것처럼.

꼭 그걸 모르는 것도 아니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재미있는 건 삶을 미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의 희로애락을 꾸밈없이 담아내기 때문이다.

기쁘고, 즐거운 일 뿐 아니라, 슬픈일과 힘들일도 있었다.

그걸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지난 시절...그 시절을 겪어왔던 그 당시의 내가 그리운 거 뿐이다.

최소한 그 때의 난 지금보다는 어렸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힘든 이 시간을 겪어내고 나면 지금의 나보단 더 나은 내가 될 것을...

지금의 고통이 조금은 덜어질 수 있음을...

미래야 어차피 맘껏 꿈을 꾼다고 누구도 모라고 하는 사람 없으니,

마음 껏 상상할 수 있었다.

그 당시에 꿈꾸는 미래의 나는 여전히 충분히 젊을 수 있었다.

그런데...지금의 내가 갈 수 있는 길은 참 많이 제한되었다.

그리고, 지금을 겪어내고 난 이후의 나는 한참이나 나이들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년 전쯤 응답하라 2015가 나온다면...그 때의 감정은 어떨까?

사랑하는 아내...부모밖에 모르는 아이들...그리고 아직은 젊은 나이...

그리고, 여전히 가능성이 있는 삶...

그리워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지금 그 때가 그리운 것처럼...훗날의 나는 지금의 나를 사무치게 그리워하고 있을 게다.


훗날 추억하게 될 지금을 조금은 소중히 여겨야 하지 않을까?

난...난...힘들게만 지금을 보내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시절을 살고 있은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