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승환 20주년 기념 콘서트

El Dorado 2010. 1. 2. 17:53
일찌감치 VIP석 예매 전쟁에서 승리하고,
공연 며칠전에 과감히 팔아버렸다.

이제 나이도 있는 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혼자가서 방방뛰는 짓은 그만 하자.
매년 2번씩...지겹자나.

공연당일...
리뷰에서 또다시 발리고 무거운 마음으로 오랫만에 일찍 집에 들어왔다.
연휴 내내 이어질 찐한 업무로드를 고려하면 오늘은 쉬어줘야 할 것 같은데...
7시쯤 되니까 몸이 근질근질하다.
8시 반 공연...지금 출발하면 간신히 현장표를 구해 볼 수 있을 듯한데...
결국 갈까말까 하다가 7시 반이나 되서야 급하게 나선다.

꽉막힌 길을 뚫고 마치 영화 택시를 찍듯이 온갖 얌체 운전은 다하며 올림픽 공원으로 향한다.
간신히 도착...그리고 처음으로 VIP를 버리고 S석을 예매했다.
VIP석 "동지"들의 3시간 내내 이어질 "환장"을 감당할 체력이 오늘의 내겐 없다.

안녕바다와 린의 오프닝을 마치고...드디어 주인공의 등장이다.
예의 화려한 등장...그리고 신나는 노래들의 연속...
그리고 살짝 발라드 몇 곡으로 깔아주다가...
물어본다로 다시 시작되는 환장 모드...붉은 낙타로 절정을 이루다가
너를 향한 마음으로 웅장하게 마무리 한다.

역시 앵콜의 마지막은 아쉽게도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인듯 하더니..
뭔가 한 곡을 더할 기세다.
허어...오랫만에 "변해가는 그대"를 듣게 되나...
천일동안은 벌써 했으니...남은 곡은 변해가는 그대 뿐일텐데...
또다시 아쉽게도 가족이다.
오늘의 레퍼토리는 선곡은 비슷한데, 순서를 약간 뒤틀었다.
변해가는 그대야 첫날이니 걸른다고 해도
환장모드에서 위험한 낙원마저 빠진 것은 못내 아쉽다.

어쨋든...
그의 공연답게 에너지를 잔뜩 충전해서 돌아올 수 있었다.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의 폭발적인 무대매너를 닮을 순 없어도,
그의 삶의 자세, 그리고 직업을 대하는 철학만큼은 닮아가자고 다짐하며,
지난했던 2009년의 연말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