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정말 오랜 만에 내가 사랑하는 또다른 길을 다시 찾았다.
덕수궁 돌담길을 발견하기 이전에, 늘 내가 생각을 정리할 거리가 있을 때 찾던 남산길.
정식 명칭은 잘 모르지만, 남산 도서관에서 서울 타워로 이어지는 길을 나는 그렇게 부른다.
2km 남짓 정도 되는 거리에 우거진 소나무 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신선한 나무 내음은
도시 한 가운데서 느끼기 어려운 조그마한 휴식을 전해 준다.
깊이 숨을 들이마실 때마 느껴지는 맑은 기운들은
어지럽던 머리 속을 정갈하게 해 주는 느낌이다.
너무 운동을 안한 탓일까?
길지 않은 오르막이 조금 버거워 질때쯤 환한 남산타워의 빛이 나를 맞아준다.
알렉스와 신애가 자물쇠를 걸었던 이벤트 탓에,
서울의 야경을 훔쳐볼 수 있는 공간이 엮여있는 자물쇠로 가득차 있다.
따라쟁이들...
다들 연인과의 추억을 담고, 정성껏 그들의 마음을 담아 영원히 풀어지지 않을 것을 기대하며,
마음을 남겨 두고 이 곳을 떠나갔을 텐데, 과연 이 수많은 자물쇠의 주인들 중
변치 않고 예쁘게 사랑을 가꾸어갈 연인들이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예쁜 풍경에 그다지 예쁘지 않은 생각을 하는 나를 보며,
내 상처가 완전히 아물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거란 생각을 해본다.
남산타워 옆쪽으로 좋은 뷰를 제공해 주던 봉수대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어떤 이유인지 봉수대쪽은 출입을 막아 놓았다.
낙서로 가득차 있던 곳은 다시 산뜻하게 원래의 모습을 찾았다.
역시 인간의 자취가 없어야 깨끗해 진다는 생각도 잠시,
이 좋은 곳에 와서 계속 시니컬해지는 이유는 뭘까란 자책에
이젠 머리를 비우고 공기나 쐬다 가자는 모드로 전환.
레이저를 타워쪽으로 쏘아서 쇼를 하고 있다.
처음 보는 광경이지만, 그렇게 눈길을 끌진 못한다.
신기해 하는 아이들...구석진 자리에서 키스를 하며 사랑을 가꾸어 가는 어린 연인들.
몇 무리의 일본인 관광객들과 적당히 나이든 내 또래의 연인들을 남겨 두고
슬슬 돌아갈 시간이다.
도서관 앞까지 내려와서 정용에게 전화를 했다.
바로 앞에 사는 까닭에 부스스한 얼굴로 5분 만에 나타난 그와 함께
독일문화원 계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회사에서 만난 동생이지만, 정말 오랜 친구처럼 스스럼 없는 사이가 되버린 그는
최근의 안좋은 소개팅 상황에 한탄했지만,
맘껏 소개팅을 할 수 있는 그의 처지가 부러운 생각이 든다.
커리어 관련한 의견들을 나누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안에서 깊게 담배를 물어본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2년 여를 준비했던 벤처캐피탈로의 진로를 접기로 맘 먹었다.
머리가 가벼워 져야 하는 데, 가볍지 많은 않을 것을 보면,
반쯤은 신중히 판단하지 못하고 2년을 허비한 나에 대한 아쉬움과
반쯤은 또다시 이어져야 할 커리어 고울에 대한 불안감이 섞여 있는 듯하다.
언제쯤 모든 걸 내려놓고 자유함을 얻을 수 있을까.
조금은 나를 가만히 놓아두어야 할 시기인듯하다.
열심히 살되, 생각은 하되, 고민은 하지 말자.
그냥 나의 길이 예비되었음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할 때다.
오랜만에 찾은 길의 아름다움을 뒤죽박죽 엉켜있는 생각 덕에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돌아온 것 같아 다소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다음 주경에 다시 찾아 오롯 길이 주는 아름다움에 취해 보겠단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덕수궁 돌담길을 발견하기 이전에, 늘 내가 생각을 정리할 거리가 있을 때 찾던 남산길.
정식 명칭은 잘 모르지만, 남산 도서관에서 서울 타워로 이어지는 길을 나는 그렇게 부른다.
2km 남짓 정도 되는 거리에 우거진 소나무 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신선한 나무 내음은
도시 한 가운데서 느끼기 어려운 조그마한 휴식을 전해 준다.
깊이 숨을 들이마실 때마 느껴지는 맑은 기운들은
어지럽던 머리 속을 정갈하게 해 주는 느낌이다.
너무 운동을 안한 탓일까?
길지 않은 오르막이 조금 버거워 질때쯤 환한 남산타워의 빛이 나를 맞아준다.
알렉스와 신애가 자물쇠를 걸었던 이벤트 탓에,
서울의 야경을 훔쳐볼 수 있는 공간이 엮여있는 자물쇠로 가득차 있다.
따라쟁이들...
다들 연인과의 추억을 담고, 정성껏 그들의 마음을 담아 영원히 풀어지지 않을 것을 기대하며,
마음을 남겨 두고 이 곳을 떠나갔을 텐데, 과연 이 수많은 자물쇠의 주인들 중
변치 않고 예쁘게 사랑을 가꾸어갈 연인들이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예쁜 풍경에 그다지 예쁘지 않은 생각을 하는 나를 보며,
내 상처가 완전히 아물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거란 생각을 해본다.
남산타워 옆쪽으로 좋은 뷰를 제공해 주던 봉수대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어떤 이유인지 봉수대쪽은 출입을 막아 놓았다.
낙서로 가득차 있던 곳은 다시 산뜻하게 원래의 모습을 찾았다.
역시 인간의 자취가 없어야 깨끗해 진다는 생각도 잠시,
이 좋은 곳에 와서 계속 시니컬해지는 이유는 뭘까란 자책에
이젠 머리를 비우고 공기나 쐬다 가자는 모드로 전환.
레이저를 타워쪽으로 쏘아서 쇼를 하고 있다.
처음 보는 광경이지만, 그렇게 눈길을 끌진 못한다.
신기해 하는 아이들...구석진 자리에서 키스를 하며 사랑을 가꾸어 가는 어린 연인들.
몇 무리의 일본인 관광객들과 적당히 나이든 내 또래의 연인들을 남겨 두고
슬슬 돌아갈 시간이다.
도서관 앞까지 내려와서 정용에게 전화를 했다.
바로 앞에 사는 까닭에 부스스한 얼굴로 5분 만에 나타난 그와 함께
독일문화원 계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회사에서 만난 동생이지만, 정말 오랜 친구처럼 스스럼 없는 사이가 되버린 그는
최근의 안좋은 소개팅 상황에 한탄했지만,
맘껏 소개팅을 할 수 있는 그의 처지가 부러운 생각이 든다.
커리어 관련한 의견들을 나누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안에서 깊게 담배를 물어본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2년 여를 준비했던 벤처캐피탈로의 진로를 접기로 맘 먹었다.
머리가 가벼워 져야 하는 데, 가볍지 많은 않을 것을 보면,
반쯤은 신중히 판단하지 못하고 2년을 허비한 나에 대한 아쉬움과
반쯤은 또다시 이어져야 할 커리어 고울에 대한 불안감이 섞여 있는 듯하다.
언제쯤 모든 걸 내려놓고 자유함을 얻을 수 있을까.
조금은 나를 가만히 놓아두어야 할 시기인듯하다.
열심히 살되, 생각은 하되, 고민은 하지 말자.
그냥 나의 길이 예비되었음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할 때다.
오랜만에 찾은 길의 아름다움을 뒤죽박죽 엉켜있는 생각 덕에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돌아온 것 같아 다소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다음 주경에 다시 찾아 오롯 길이 주는 아름다움에 취해 보겠단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