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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미국

내 블로그의 마지막 글이 벌써 10년 전이다.

고민이 많았던 시기 블로그를 열었다.

기억 조차 가물가물한 그 시간을 글을 통해 보니 아직은 젊었던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지금의 아내를 만날 무렵부터 더이상 글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시간의 부족이었을까, 혹은 굳이 글을 쓰지 않아도 내 마음을 달랠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었을까...

 

10년이 흘렀다.

나는 좋은 사람과 결혼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 둘의 아빠다.

그리고...이곳은 미국. 갑자기? 10년전에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나는 지금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

10년 전에 그토록 바랬던 상황이 그다지 바라지 않는 상황에서 전개되고 있다.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안정적 직장에 있더라도 고향에 두고온 많은 것들에 한숨쉬고 있을텐데,

한치 앞도 바라볼 수 없는 상황에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우연히 봄마을이라는 분의 블로그를 보다가, 다시 글이 쓰고 싶어졌다.

글이 그리웠다. 내가 조금은 잘했던 것을 찾고 싶었다.

간만에 쓰는 지금은 참 엉망이다.

 

10년쯤 지났을때...

이미 많이 희끗해진 머리는 아마 백발이 되어 있을거고, 꽤 많이 빠져있겠지.

영어는 어떨까? 여전히 많이많이 불편해 하고 있을까?

회사에서 만나는 누군가가 나를 사장님이나 대표님이라고 부르고 있을까?

혹은 여전히 누군가를 사장님이라고 부르고 있을까?

그것도 아니면 완전히 미국식으로 변해서 20대 직원이 나를  "종민"이라고 부르고 있을까?

한국은 가끔 다닐 수 있는 여건은 되어 있을까?

그리웠던 곳을 찾아, 나 한국에 살 때 여기 참 좋아했는데...이런 얘기를 할 수는 있을까?

 

10년후가 너무나 궁금하다.

그 시간은...훌쩍 찾아올 것이다.

10년만에 찾은 블로그에서 그리 낯설지 않은 나를 발견하는 것처럼.

 

그 때 "그래, 그래도 이만하면 참 잘 살았다" 라고 나를 위로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