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상한 하루 가끔씩은 아침에 일어나면서 기분이 이상한 날이 있다. 아침부터 오늘 하루는 왠지 안좋은 일이 발생할 것 같은 날... 오늘이 그날이다. 제발 선방하자고 다짐하며 출근을 했지만 여지없이 피해가지 못한다. 이런 날은 책상에 조용히 앉아 혼자 일을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아침부터 오후 시간 내내 클라이언트와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날카로운 신경 탓일까...너무나 방어적인 모습으로 일관하는 클라이언트의 말들이 귀에 거슬린다. 금번 프로젝트의 성격 상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는 갑을관계가 아니다. 턴어라운드의 방향성을 어떻게든 신규사업 development로 이끌자고 다짐하지만, 클라이언트들의 눈엔 우리가 그저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쥐고 흔들러 온 침입자의 모습으로 비춰지나보다. 몇 십년을 근속하던 회사가 외부환경의 .. 더보기 자기애 삶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인연들, 그 안에서 때론 인연이라 생각하며 사랑을 가꿔나가게 된다. 하지만 인연인 줄 믿었던 사람들과 때론 예정된, 때론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인연이 끝나게 되기도 한다. 우리가 사랑해야 할 대상은 누구이며, 또 사랑을 받기에 합당한 상대방은 과연 누구일까.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단편적이어서, 자기가 만든 편견 속에서 상대방을 제단하고 만다. 그래서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라 쉽게 단정짓고, 자신이 만든 기대 속에서 그 사람과는 다른 새로운 사람을 만들어 낸다. 자신의 편견이 만들어 낸 새로운 사람이 자신의 기대와 달리 행동할 때 변했다던지, 과거에 몰랐는 데 이상한 사람이라던지 하는 말들과 함께 인연의 끈을 놓아버리는 게 우리네 삶속에서 마주치게 되는 수많은 관계들이 아닐까. .. 더보기 허락하신 일에 감사하기 1. 하나님께서는 나를 무척이나 사랑해주시는 부모님과 형제를 통해 가정의 화목함을 허락해 주셨지만, 내가 꾸리는 가정에서의 평안은 허락해 주시지 않았다. 2. 하나님께서는 내게 민첩한 두뇌와 순발력을 허락해 주셨지만, 인내와 끈기로 비롯되는 지력은 허락해 주시지 않았다. 3. 하나님께서는 내게 화려한 언변을 허락해 주셨지만, 행동할 수 있는 실천 의지의 강인함은 허락해 주시지 않았다. 4. 하나님께서는 내게 수학적 사고력은 허락해 주셨지만, 외국어에 대한 재능은 허락해 주시지 않았다. 5. 하나님께서는 내게 좋은 운동신경을 허락해 주셨지만, 미적 감각은 허락해 주시지 않았다. 6. 하나님께서는 내게 문학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허락해 주셨지만, 시각적 예술을 느낄 수 있는 심미적 시각은 허락해 .. 더보기 남산 길 지난 주말 정말 오랜 만에 내가 사랑하는 또다른 길을 다시 찾았다. 덕수궁 돌담길을 발견하기 이전에, 늘 내가 생각을 정리할 거리가 있을 때 찾던 남산길. 정식 명칭은 잘 모르지만, 남산 도서관에서 서울 타워로 이어지는 길을 나는 그렇게 부른다. 2km 남짓 정도 되는 거리에 우거진 소나무 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신선한 나무 내음은 도시 한 가운데서 느끼기 어려운 조그마한 휴식을 전해 준다. 깊이 숨을 들이마실 때마 느껴지는 맑은 기운들은 어지럽던 머리 속을 정갈하게 해 주는 느낌이다. 너무 운동을 안한 탓일까? 길지 않은 오르막이 조금 버거워 질때쯤 환한 남산타워의 빛이 나를 맞아준다. 알렉스와 신애가 자물쇠를 걸었던 이벤트 탓에, 서울의 야경을 훔쳐볼 수 있는 공간이 엮여있는 자물쇠로 가득차 있다. 따.. 더보기 샤샤와의 만남 11시 30분이 넘어 회사 앞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서있는 데, 외국인이 나를 부른다....Can u speak English? 전 같았으면 당연히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며 눈만 꿈뻑꿈뻑 뜨고 있었을 거다. 그래야 다른 사람한테 갈테니까. 사실 떠듬떠듬 손짓 발짓 해가며 의사소통을 할 수는 있지만, 그래 봤자 지도 답답하고 나도 답답할 거 아닌가. 그럴 바에 지천에 널려있는 영어 잘하는 사람을 골라 대화하는 게 서로에게 이득이 되지 않겠는가... 근데 나도 모르게 할 줄 안다고 답해 버렸다. 맥주 한 잔 마신 김에 실수한 걸까, 아니면 전화 영어 세달 째 하는 김에 나도 외국인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불끈 솟은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나에게 말을 거는 외국인이 신기했던 걸까.. 더보기 끝 & More 올 한 해...시작한지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는데, 의사결정해야 할 거리가 넘쳐난다. 직장..가정...또 다시 직장... 올해로 컨설턴트 4년차에 접어 들었다. 현황분석을 통해 몇가지 실행가능한 옵션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Pros/Cons를 분석하여, 최적의 대안을 도출해 내는 일들... 그리고 최종적으로 Recommendation에 대한 방점을 찍고, 해당 옵션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이슈를 제시하고, 이슈를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이러한 컨설팅의 전형적인 전개가 실제 개인적인 의사결정으로 넘어갈 땐 무엇하나 쉽게 되지 않는다. 남의 비싼 돈 받고 하는 의사결정은 반쯤은 남의 일이기 때문에, 반쯤은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제한된 시간 안에 반드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그 의사결정에 대한 개인적 확.. 더보기 말랑하고 몽롱하여 고상하게 그럴싸한 이승환 콘서트 살랑살랑 봄날의 호수가 피크닉이란 콘서트 부제에 걸맞게 낭만적인 수변무대에서의 잠시 휴식을 꿈꾸며 예매한 공연... 매년 빠지지 않고 한두차례 보러가게 되는 이승환의 공연을 한참이나 망설이다가 예매하게 되었다. 지난 프로젝트를 마치고 거의 휴식 없이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된지라, 나도 모르게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 어딘가에 쫓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회사 동료의 말처럼 어쩌면 난 어느새 일을 즐기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열정이 넘치는 그의 공연. 마흔이 넘은 공장장이 "우리가 누구?"라고 묻는 외침에. 이제 서른이 훌쩍 넘어버린 내가 "Dream factory"라고 크게 외치며 방방 뛰어댈수 있는 공연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게스트로 나왔던 이소은의 말처럼 99년.. 더보기 1:1 결연 이 아이의 눈은 너무나 맑다. 이렇게 맑은 눈을 가지고 있는 아이의 소원은 한끼라도 가족 모두가 배부르게 먹는 것이란다. 우리 아이들처럼 대통령이 되고 싶다,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가족이 배부르게 먹는 것이 소원이란다. 오늘부터 새로이 한 아이의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다. 작디 작은 정성이지만, 아이들의 맑은 눈을 하루라도 더 지킬 수 있다면, 더 없는 기쁨일 것이다. 때로 삶의 이유에 대해서, 혹은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의문이 들 때, 최소한 맑은 눈을 가진 한 아이의 키다리 아저씨이지 않은가라고 답할 수 있지 않을까? 나눔의 기쁨은 그래서 결코 작지 않다.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