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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 답다는 것 나 답다는 것이 무엇일까... 내가 자랑스러워는 순간이 있고, 또 한없이 부끄러운 순간이 있다. 침체기...침체기가 길수록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한없이 초라하다. 자랑스러운 순간에 조차, 내가 나다워지기를 멈추지는 않는다. 근사한 취미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출사에 가는 사람들, 갤러리에 가는 사람들, 캠핑을 가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헬스를 하는 사람들, 등산을 하는 사람들, 테니스를 치는 사람들, 야구를 하는 사람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 클래식에 취한 사람들, 영화에, 연극에, 뮤지컬에 흠뻑 빠진 사람들, 와인에 대해 술술 읊을 줄 아는 사람들... 요리를 잘하는 사람들, 패션을 잘 아는 사람들, 레고를 잘 하는 사람들, 하다 못해 게임을 잘 .. 더보기
미국 내 블로그의 마지막 글이 벌써 10년 전이다. 고민이 많았던 시기 블로그를 열었다. 기억 조차 가물가물한 그 시간을 글을 통해 보니 아직은 젊었던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지금의 아내를 만날 무렵부터 더이상 글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시간의 부족이었을까, 혹은 굳이 글을 쓰지 않아도 내 마음을 달랠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었을까... 10년이 흘렀다. 나는 좋은 사람과 결혼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 둘의 아빠다. 그리고...이곳은 미국. 갑자기? 10년전에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나는 지금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 10년 전에 그토록 바랬던 상황이 그다지 바라지 않는 상황에서 전개되고 있다.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안정적 직장에 있더라도 고향에 두고온 많은 것들에.. 더보기
미스 사이공 이상하게 코드가 맞지 않는 작품이 있다. 남들은 극찬하는 데, 개인적으로는 도저히 견디기가 쉽지 않은... 미스 사이공이 나에게 그랬다. 이상하게 휴가의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휴가 초반 사놓은 5권의 책 중 젤 먼저 골라잡은 은희경의 미칠 것 같은 소설 덕에 진도 안 나가다가 결국 커피숍에 놔두고 와버렸다. 그 사람의 감성 도저히 모르겠더라. 마음의 휴식이라고 써있던 책 뒷면에 써있던 알 수 없는 블로거의 서평에 별 생각 없이 집었는데... 며칠 동안 기분만 으스스 해졌다. 키스미 케이트와 미스 사이공 중 고민을 하다가... 국립극장 까지 갔다가 결국 키스미케이트를 버리고 충무아트홀로 향했다.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 데... 직전에 접했던 오페라의 유령의 여운이 4대 뮤지컬에 대한 공신력을 더해줬고, .. 더보기
조금은... 하루에 레쓰비 5캔, 아메리카노 한 잔, 담배 1갑 반... 평균 집중 시간 약 30분. 허어...조금은 아니 많이 지친 거 같긴 한데... 내가 나를 너무 몰아 붙인 탓일까? 아님 호의적인 클라이언트 덕에 군기가 너무 빠진 건가? 이래저래 일을 해도 이번 플젝에는 큰 위기가 없다. 그렇다고 대충 해놓고 바르자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는데, 이상하게 정말 잘 해보자는 생각과 달리 몸이 잘 안 움직인단 말이지... 2차 중간 보고 전날...아니 당일 새벽 3시쯤 진짜 이러다가 쫓겨나고 말겠단 생각에 맘이 조여 왔는데...오히려 여기저기서 칭찬 받고 나니 그 전날 했던 반성은 간데 없고... 또 다시 슬렁슬렁 일을 하는 기분이다. 내가 대체 컨설팅을 몇년이나 더 하겠다고 이렇게 일을 하고 있나? 진심으로 일한.. 더보기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좋아한다 하면서도 막상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은 처음 접하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뮤지컬인지라 사운드트랙은 진작에 다운받아 들어보았지만, 프랑스 뮤지컬과 달리 귀에 딱 꽂히지는 않았던 지라 큰 기대 없이 가게 된 공연.. 꼭 기대하지 않을 때 대박이 터지더라. 노트르담 드 파리 이후 최고의 공연이었다. 콰지모도도 그렇고 팬텀도 그렇고 내가 빠지게 되는 주인공들은 늘 뭔가 한참 모자란 사람들이다. 콰지모도와 팬텀은 흉악한 외모가 닮았다. 외모로 인해 세상에서 비주류로 살수 밖에 없는 인간 군상들... 팬텀은 콰지모도와 달리 다방면에서 천재성을 지니고 있다. 세상에 한을 품은 천재... 꼭 이럴 때 문제가 생기고 만다. 콰지모도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죽은 에스메랄다의 시체를 부둥켜않고 울부.. 더보기
이승환 20주년 기념 콘서트 일찌감치 VIP석 예매 전쟁에서 승리하고, 공연 며칠전에 과감히 팔아버렸다. 이제 나이도 있는 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혼자가서 방방뛰는 짓은 그만 하자. 매년 2번씩...지겹자나. 공연당일... 리뷰에서 또다시 발리고 무거운 마음으로 오랫만에 일찍 집에 들어왔다. 연휴 내내 이어질 찐한 업무로드를 고려하면 오늘은 쉬어줘야 할 것 같은데... 7시쯤 되니까 몸이 근질근질하다. 8시 반 공연...지금 출발하면 간신히 현장표를 구해 볼 수 있을 듯한데... 결국 갈까말까 하다가 7시 반이나 되서야 급하게 나선다. 꽉막힌 길을 뚫고 마치 영화 택시를 찍듯이 온갖 얌체 운전은 다하며 올림픽 공원으로 향한다. 간신히 도착...그리고 처음으로 VIP를 버리고 S석을 예매했다. VIP석 "동지"들의 3시간 내내 이어질 .. 더보기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오랜만에 그레이스 교회로 향했다. 내 등록 교회이자, 나를 위해 늘 기도해 주시는 목사님이 계신곳... 짧지 않은 기간 내외를 했던 것 같다. 신앙생활을 할 때마다 찾아오는 수많은 물음표들... 응답되지 못하는 기도들... 그 안에서 자라나는 하나님에 대한 회의와 또다시 이어지는 물음표... 난 그렇게 악하게 살아오지 않았는데... 왜 내가 바라는 건 쉬이 이루어지는 법이 없을까... 하나님이 진정 살아계시다면...왜 나를 이토록 단련시켜야 할까. 단련이 되어야만 장성한 하나님의 분량이 될 수 있다면, 굳이 단련의 길을 걷지 않고, 그저 믿지 않는 사람처럼 쉽게 살수는 없을까... 최근에 품어왔던 이러한 의문들에 대한 답을 오늘 마지막 찬양에서 들을 수 있었다. 내 삶의 지표는 어디인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더보기
이번엔 파키스타니... 지난 번 러시아인 샤샤에 이어 이번엔 파키스탄 외국인 노동자가 말을 건다. 지난 두 달동안 일을 못해 밥 먹을 돈이 없단다. 돈을 원하냐고 물어보니...그냥 밥을 사달라고 한다. 막 식사를 하고 나온 참이라 그냥 만원을 내밀면서 괜찮으면 혼자 식사하시라고 했더니 휙 가로채서 가버린다. 이상하게 외국인이 돈을 요구하면 거절하지 못하는 나... 지하철에서 만나는 수많은 걸인에게는 천원씩 주면서 꼭 외국인을 만나면 만원 이상 지출이다. 왜일까? 어쩌면 가족과 떨어져 있는 그들에 대한 애틋함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오는 건 아닐까 싶다. 날 너무나 사랑하는 가족...때론 그 지나친 관심과 사랑 탓에 벗어나고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 내 삶의 기반은 어떤 순간에서도 날 사랑해주는 가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 더보기